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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란 무엇인가?

심리학을 전공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가끔 이렇게 묻습니다. “그럼 제 마음을 알 수 있겠네요?” 좀 더 당돌한 명령(?)도 훅 들어옵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맞혀봐요!” 웃자고 하는 말 반, 호기심 반이겠지요. 오늘은 저렇게 물을 수 있는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심리학이 무엇인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심리학으로 보는 세상

1. 마음 읽기-과연 가능한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심리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저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저 세상은 모르겠습니다. 혹, 프로이트가 부활하더라도 요즘 사람들을 보면, 미쳐버릴 것 같아 다시 무덤 속으로 얼른 도망치고 싶어 질지도 모릅니다. 스키너는 관심 있게 지켜볼 것입니다. 왜냐하면, 관찰하기-스키너가 좋아하는 심리학의 연구 방법 중 하나니까요. 프로이트가 누군지 스키너가 누군지 알고 싶어 조바심 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앞으로 심리학에 관한 이야기를 펼치면서 차츰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심리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학문적인 정의를 살펴보겠습니다.

2. 정의에 들어가기 전에
 1) 먼저, 정의에 관한 헷갈리는 두 낱말
그럼 이제 심리학이 무엇이냐는 정의부터 알아듣기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이름이 있듯이 모든 학문에는 정의(定義)라는 명찰을 달고 그 학문을 한마디로 나타내려고 합니다. 먼저 정의라는 한자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전에는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한다고 되어 있네요. 정한다는 뜻을 가진 정할 정(定) 자에 옳을 의(義) 자를 씁니다. 

착각하면 안 될 정의의 다른 뜻을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심리학의 정의


(1) 등짝에 커다란 문신을 한 속칭 ‘어깨형님’이 있습니다. 그는 가느다란 팔뚝에 귀여운 문신을 한 여성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이리저리 끌고 다닙니다. 이를 보고, 문신이라고는 하늘이 점찍어 준 몽고반점이 유일한 어떤 청년이 어깨형님에게 다가가 말합니다. 

“여보세요! 제가 봐도 아가씨 팔뚝에 있는 타투가 아저씨 온몸에 그려진 그 시커먼 게 문신인지 아저씨 맨살이 문신인지 모르겠고요, 아저씨 문신이 훨씬 혐오스러운데 왜 그래요?” 

이 일이 벌어진 원인과 이후에 벌어질 일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기로 합니다. 사람들은 이 광경을 멀찌감치 떨어져서 관망만 할 뿐 속으로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이튿날 뉴스에는 청년을 ‘정의롭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이때의 정의(正義)는 진리에 맞는 바른 도리에 해당하여 영어로는 져스티스justice라고 합니다. 

간단한 일례이지만 저 광경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심리학의 모든 이야기를 풀어낼 수도 있습니다. 구경꾼들의 캐릭터를 추가한다면 이야깃거리는 더 많아지겠군요. 인지심리학이란 이름으로, 사회심리학이란 이름으로, 어쩌면 생리심리학까지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 심리학이란 말은 통할까요? 통합니다. 아니, 그래야 설명이 됩니다. 그건 차츰 말하기로 합니다. 고구마 심리학이란 이름으로 심리학을 삶아 먹을 수도 있고, 만년필 심리학이란 이름으로 끄적거릴 수도 있습니다. 제가요? 아니요, 당신도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럼 들어가 봅니다.

  (2) 책에서 말하는 심리학의 정의
이제 정의에 대한 착각을 예방하고 이해하셨을 테니 좀 편한 마음으로 심리학의 정의는 무엇인지에 대해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모든 학문이 그렇지만 이 정의에는 그 학문의 전체 줄거리를 쥐어짜고 쥐어짜서 핵심적인 단어로 응축한, 그야말로 참깨를 쥐어짠 참기름 같은 말입니다. 

아래 열거한 심리학의 정의를 보고 각각의 정의에 든 공통점과 의문점을 발견하게 된다면 당신은 심리학에 푹 빠져도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심리학보다 경영학이나 금융학 분야에 더 밝아서 사업이나 돈과 관련된 분야에 천재성이 드러나 명성을 떨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경영학은 물론이고 금융학, 행정학, 교육학 등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학문에는 심리학이 녹아들어 가지 않은 학문은 거의 없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자 그럼 시대별로 심리학의 정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한번 살펴보는 것도 유용할 것입니다.

① 심리학은 의식에 관한 과학적 학문이다 : 에디슨의 백열등이 반짝반짝 켜진 시기(1879년).
Psychology is the scientific study of consciousness.

② 심리학은 인간과 동물의 행동에 관한 과학적 연구이다 :  아인슈타인의 둘째 아들, 에두하르트가 정신분열증을 앓던 시기(1930-1960).
Psychology is the scientific study of human and animal behavior.

③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과 사고 과정에 관한 과학적 연구이다 : 구 소련이 최초의 유인우주선을 발사하고 그 이후 미국이 화딱지가 나서 이듬해 머큐리를 쏘고, 아폴로가 달 착륙에 성공하던 시기(1960년대 이후).
Psychology is the scientific study of human behavior and thought processes

심리학의 과학적 측면에 등장하는 동물, 왜?

얼른 이해가 되시나요? 여기서 잠깐! 점검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심리학의 정의에 나타난 공통점을 발견하셨나요? 네, 맞습니다. ‘과학’입니다. 그리고 의아한 점은요? 그렇죠. 동물이 왜 심리학이란 학문에, 그것도 정의에 등장하느냐고 질문할 줄 알면 따라오실 준비가 되신 겁니다. 다음 편엔 심리학이 일상 생활에서 어떻게 유용하게 작용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continuing